영화는 즐거워.

기억전달자

초콜렛맘 2021. 5. 15. 23:25

기억전달자, 로이스 로리 원작

 

이 영화는 뉴베리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로스이 로리 작가의 기억전달자 라는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시간적 배경은 대혼란 후 미래 사회이다.

대혼란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영화의 내용으로 미루어볼 때 대혼란은 차별로 인한 갈등을 전쟁 등 인간에게 치명적인 방법으로 풀어내 인류가 멸망직전까지 갔던 상태를 말하는 것 같다

.

대혼란 이후 인류는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그러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하는 규칙들을 많이 만들었고 여러가지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다.

성, 인종, 색깔, 날씨, 언덕, 산, 장애아, 보살펴야 되는 노인들,인기, 명성, 패자, 승자, 등등 차별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것을 없앴다. 또 설명하기 애매한 단어들 즉, 사람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단어는 없다.특히 사랑이라는 단어는 추방되었다. 

 

태어나서부터 아니 수정부터 죽을 때 까지 모든 것을 원로들이 관리한다. 관리보다 감시라는 말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유전학자들이 우수한 유전자를 선별하면 직업 산모들이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은 기초 가족에게 인계되어 성장하며 교육을 받는다. 일정 나이가 되면 원로들이 정해준 직업에 종사하고  노인이 되면 임무해제라는 명분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지만 죽음이라는 단어 자체도 없고 죽음이 무엇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임무해제가 '외부권'으로 나간다는 의미로 세뇌되어 임무해제 기념식을 모두들 웃으며 맞이한다. 

 

아침에는 지난 밤 이야기를 식탁에서 해야하고 저녁에는 하루의 일과에 대한 느낌고백을 하며 아침마다 본능을 잠재우는 주사를 맞는다. 이 모든 과정은 모니터링이 되어 그 사람의 자료로 남는다.  사생활 자체도 없고 그 뜻도 모른다. 그래도 누구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만족하며 살아가지만 딱 한 사람, 기억보유자는 그렇지 않다.

기억보유자는 인류의 지나온 모든 과거를 기억해야만 되는 단 한 사람이다.  새로운 기억보유자가 선출되면 기억전달자가 되어 기억을 물려준다. 

기억보유자는 원로들이 경험에 보지 않은 일에 부딪혔을 때  과거의 유사한 사례를 이야기 해 주어 원로들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꼭 필요한 존재이다.

 

주인공 조너스는 기억보유자로 선택되고 기억전달자에 의해 인류의 모든 과거를 전달받게 된다.

그동안 몰랐던 색깔, 감정, 인류의 추악한 모습,  신념, 자연 등을 배우며 혼란에 빠지게 되고 지금까지 속았다는 것에 분노와 회의를 느낀다. 그리고 인류의 제일 중요한 감정인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자기와 똑같은 운명을 갖고 태어난 아이가 임무해제 될 운명에 빠지게 되자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그 공동체를 빠져나가 기억의 경계선을 넘기로 한다.

기억의 경계선 너머에는 모든 인류의 기억들이 존재하고 이 선을 넘으면 모든 기억이 사람들에게 돌아오게 된다.    

인류가 갖고 있었던 강한 신념, 용기, 사랑 등을 전달받은 조너스는 위기를 잘 극복하고 무사히 기억의 경계선을 넘는다.해제된 기억은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오고 사람들은 비로소 눈물을 흘리게 되며 영화도 총 천연색으로 바뀌면서 끝이난다. 뒷 이야기는 상상에 우리들의 상상에 맡기면서.

 

그들은 또다시 대혼란이 오지 않게 잘 살 수 있을까?

기억보유자는 우리가 다시 대혼란을 겪지 않으려면 올바른 선택을 하면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수석 원로는 (매릴 스트립) 인간은 나약하고 탐욕스러워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다고 맞선다.

기억 보유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커뮤니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진정한 인간이 아니다. 그저 인간은 종족을 번식시키고 유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가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듯이 우수한 인간을 개발해서 우수한 사회를 이루는 도구에 불과하다.

국가에 의해 인구가 조절되고 정상적이지 않게 태어난 아이는 죽이고 젊었을 때는 커뮤니티에 헌신하게 하고 노인이 되어 더이상 쓸모없어지면 죽인다.  살인을 임무해제라는 말로 바꾸어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기억의 경계선 너머로 보낸  원로들의 행동을 피오나가 정확히 꼬집어 말한다.

     “아니없어진게 아니라 제게서 훔쳐간 거죠.” 피오나

 

과거는 미래를 결정지어 준다.

기억은 진정한 나를 만들어 주는 바탕이다.

내가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갖는 소중한 기억들이 모여 나를 만들고 과거의 나를 통해 지금의 내가 더 탄탄해 질 수 있다. 원로들도 그것을 알기에 기억전달자를 지정했을 것이다.

인류가 갖고 있던 용기, 신념, 사랑, 자연, 기쁨, 슬픔, 감동 등을 사람들에게 돌려주어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줘한다. 생각의 자유, 행동의 자유, 선택의 자유와 그에 따르는 책임을 질 수 있게 한다면 더욱 빛나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저럼 미래사회를 디스토피아로 그리고 있는 소설이나 영화가 많다. 긍정적으로 보기보다는 미래사회를 인간성을 상실한 암울한 세계로 그린다. 왜 그럴까? 아마도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일 듯 하다. 기억전달자에서는 이 해결책을 사랑으로 보고 있다. 사랑이 충만하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서로 좋은 방향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사랑이란 무엇인지, 사랑을 품고 있는 인간이란 무엇인지,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아니, 없어진게 아니라 제게서 훔쳐간 거죠.” =피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