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인 파리
우디 앨런 감독, 15세 이상
오웬 윌슨 (남주)
마리옹 꼬띠아르(여주)
제 69회 골든글로브 각본상, 제 84회 아카데미 각본상,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
남자 주인공은 길 역의 '오웬 윌슨', 많이 봤던 배우, 딱 떠오르는 영화는 박물관은 살아있다에서 카우보이 역
여자 주인공은 이네즈 역의 '레이첼 맥아담스' 인데 내가 느끼기에 여주인공은 애드리아나역의 '마이옹 꼬띠아르' 인 것 같아 여주를 살짝 바꿔 썼다.
이네즈는 작가인 길이 다른 세계로 가게하는 역할만 했다면 애드리아나는 길과 생각이 비슷하고 대화가 통하는 상대, 그리고 길이 자신의 생각을 돌아볼 수 있게 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연이지만 주연 못 지 않게 비중이 있다.
이 영화에는 내가 들어봤던 대가들이 대거 등장한다.
헤밍웨이, 피카소, 모딜리아니, 달리, 마티스,
고갱, 드가 등등
(로키가 아니, 톰 히들스턴이 F.스콧 피치제랄드 역으로 나온다. 나오는지 모르고 봤는데 어벤져스 이후에 여기서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반가웠다. 로키처럼 장발이 아니라 머리를 아주 짧게 자르고 나와서 산뜻했다.)
길과 이네즈는 결혼하기로 하지만 서로 생각이 많이 다르다.
길은 파리의 매력에 폭 빠져 결혼 후에도 파리에 살고 싶어하고 조용하게 파리를 느끼고 싶어하지만
이네즈는 미국에서 길이 헐리우드 영화 대본을 쓰면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살기를 바란다.
이상과 현실의 대립이랄까? 어쨋든 헤밍웨이가 살던 때를 그리워하던 길에게 어느날 마법같은 일이 벌어진다.
밤 12시 종이 울리면 차 한대가 나타나 길을 과거로 안내한다.
그곳에서 헤밍웨이, 피카소, 스콧 피치제랄드, 달리 등 입이 쩍~ 벌어지는 대가들을 만나 파티를 즐기고 이야기를 나눈다. 애드리아나도 만나 사랑이 싹 트기 시작한다. 애드리아나는 당대의 내로라 하는 사람들과 사귄 정부(?)라고 해야하나...
대가들의 특징을 알고 본다면 더 재미있지 싶다. 헤밍웨이는 전쟁 이야기를 주로 하고 피카소는 신경질적으로 나오고 특히 초현실주의자들과의 만남이 기억이 난다.
길이 달리와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자기는 미래에서 왔다고 이야기해도 그들은 끔쩍도 안한다.
뭐 그럴 수 있지, 하는 표정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길의 이야기를 듣는 장면이 떠올라 웃음이 나온다.
달리는 달리답게 계속 코뿔소 이야기만 하고.
아이고 답답해
애드리아나는 이네즈와는 달리 길과 마음이 잘 통한다. 길의 작품도 마음에 들어한다.
애드리아나도 과거의 삶을 동경했기 때문에 과거를 동경하는 길과 마음이 잘 통했다.
애드리아나는 마차를 타고 다니던 1890년대로 돌아가는 것을 꿈꾸고 있었다.
그녀의 꿈도 이루어져 이번에는 차가 아닌 마차를 타고 둘은 마네, 드가 등이 살던 시대로 가게된다.
그녀는 아주 흡족해 그곳에 머물기로 결정한다. 그렇지만 마네와 드가는 르네상스 시대가 황금기라며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이 것을 본 길은 큰 깨달음을 얻는다.
자기가 뭔지 불안하고 현실에 정착하지 못한 이유를 알게된다.
즉, 삶은 늘 불만족스럽기 때문에 현재가 아닌 다른 세계를 동경한다.
동경한 세계에 가서 산다고 해도 그 세계는 다시 현재가 되기 때문에 또 다른 세계를 동경할 것이다.
길이 동경한 세계에 살던 애드리아나는 정작 그 시대가 불만족스러워 과거 벨에뽀끄 시대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애드리아나가 동경한 시대에 살고 있는 마네, 드가가 르네상스 시대를 그리워하는 것처럼.
길은 다시 현재로 돌아왔지만 애드리아나는 그 곳에 남았다. 감정에 충실한 삶을 살겠다며.
길은 이네즈와의 결혼을 포기하고 파리에 남는다.
한결 후련해진 마음으로.
비 내리는 파리 거리를 우산 없이 걸어보고 싶은 소망을 이루면서 영화는 끝난다.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지 궁금했다. 길이 애드리아나와 사랑에 빠지고 과거에 머물렀다면 아마 뻔한 이야기네 하고 말았겠지만 결말이 다소 현실적, 철학적이라 마음에 든다.
삶은 늘 불만족스러운 것이니 그 불만족에 만족하고 열심히 살아라 (작가의 의도에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삶을 사는 자세에 대한 정답아닌 정답인 것 같다.
벨 에포크=라 벨르 에뽀끄=아름다운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