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 한 책, 청소년 장편소설: 클로버
한 도시 한 책, 청소년 장편소설: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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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코렛맘
2023. 6. 3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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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소년 정인과 고양이로 둔갑한 악마 헬렐이 함께 일주일을 보내는 이야기다. 두 인물이 만들어 나가는 합이 경쾌하면서도, 무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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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프다.
이렇게 어렵게 살고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작가가 의도한 게 이 방향이 아니지만 세상의 모든 정인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린다.
정인이는 할머니와 폐지를 줍고 주 3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단하게 살아간다. 그런 정인이 앞에 악마 헬렐이 나타난다. 평소에 고양이모습을 하고있는 헬렐은 정인이를 잡아먹기 위해 엄청난 유혹을 한다.
정인이는 중학생답지 않게 생각이 깊다. 자존심도 세서 다른 사람의 도움 받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그런지 온갖 것으로 악마가 유혹을 해도 유혹에 빠지지 않고 잠시 흔들리다 균형을 잘 잡는다. 만약에 네가 무엇이 하고 싶다고 하면 무엇이든지 들어줄 수 있다고 악마가 '만약에'를 외치라고 계속 꼬시지만 절대 '만약에'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정인이는 '만약에'라는 상상 속의 가짜 삶이 아니라 자신의 진짜 삶을 살기로 결정하고 악마를 밀어낸다.
그러고보니 '만약에'라는 말 안에는 크고 작은 우리의 욕망이 들어있다.
만약에 내가 키가 크다면.
만약에 내가 부자라면.
만약에 내가 어른이라면...
섣불리 만약에 라는 말을 쓰진 못 하겠다. 어디선가 스물스물 헬렐이 나타날지 모르니 말이다.
책 내용은 재미있지만 문장이 너무 낭만적이라고 할까, 시적인 표현이 많다고 할까. 감탄할만한 문장들이 많은데 중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책 제목이 왜 클로버일까?
클로버. 행운을 가져온다는 네 잎 클로버를 정인은 찾지 못 한다. 책 안에서 클로버는 많이 언급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책 표지에는 고양이가 네 잎 클로버를 꼬리에 달고 흔들고 있고 제목도 클로버이다. 행운을 바라는 현대인의 마음을 꿰뚤어 보고 있는 악마가 '만약에'를 외치라고 우리를 유혹하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정인이 처럼 진짜 자신의 삶을 선택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