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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즐거워.

웰컴 투 동막골

'아이처럼 막 살라' 라는 뜻을 갖고 있는 동막골

감자와 옥수수가 주식인 마을.

찾아오는 손님도 거의 없는 마을.

전쟁이 난 지도 모르는 마을.

총이 뭔지도, 수류탄이 뭔지도 모르는 마을.

"뭐를 많이 맥여야지."

촌장(?)님의 말처럼 배부르면 행복한 마을.  내 배 뿐만 아이라 이웃의 배도.

서로를 진심으로 위해 주는 마을.

사람을 사람으로 대해주는 마을.

 

6.25 전쟁 특히 인천 상륙 작전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1950년 9월 정도 인 것 같다.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다리를 폭파하라는 명령을 받은 표현철,

명령에 불복할 수 없었던 표현철(신하균)은 다리를 폭파하지만 다리 위의 피난민들까지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에

탈영을 해 자살을 시도하지만 그 순간 또다른 탈영병 문상상(서재경)이 이를 저지한다.

그 시각 북으로 쫓겨 가는 인민군인 리수화(정재영), 장영희(임하룡), 서택기(류덕환)는 동막골에 사는 여일(강혜정)을 만나 동막골로 향하게 된다.

강혜정의 연기가 일품이다. "뱜이 나와...

 

동막골에서 만난 남한군과 북한군, 서로 평상을 사이에 두고 총과 수류탄을 들고 대치하지만 평상위에 있는 동막골 사람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할 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꼬박 밤을 세우고 난 후 감자밭을 보러 가고 화장실을 가고.

문명과 이어주는 끈인 선생님 한 사람만 총을 무서워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총이 뭔지도 모른다.

대치 중에 여일이 수류탄 안전핀을 뽑아 수류탄을 바닥에 떨어뜨리지만 다행히 불발탄,  표현철은 여유있게 수류탄을 집어서 던졌는데 하필 그 곳이 곡식 창고였다. 그 바람에 겨울 곡식으로 모아두었던 옥수수가 터지게 된다.

이 장면이 그 유명한 팝콘 씬.

 

서로 피곤함과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서로 싸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 뒤로 서로 자신의 가정사, 살아온 이야기 등을 하며 가깝게 된다.

몽실언니의(권정생 글) 한 장면도 생각나게 한다.

몽실이를 도와 준 여자 인민군이 이런 말을 했다.

"국군이나 인민군이 서로 만나면 적이기 때문에 죽이려 하지만 사람으로 만나면 죽일 수 없단다."

이제 이 5인방은 사람으로 만났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밖에 없다.

멧돼지를 같이 잡고 감자를 같이 캐고 정말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었는데...

아, 스미스,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스미스, 미군 비행기 조종사.

보급품을 나르던 스미스가 동막골 근처에서 추락을 하게 되고 이것이 북한군의 대공포 때문이라고 생각한 미군이

동막골을 공격하기로 한 것,

이 사실을 안 동막골 5인방이 동막골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를 한다.

 

판타지 같은 영화로 남았으면 했지만  마지막 장면은 전쟁 영화라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전투신 장면이 길지 않지만 사람이 죽는 장면은 어떻게 죽나 끔찍하다.  

6.25 전쟁이 그들에게 시켜서 하는 전쟁, 이념이 달라서 하는 전쟁이었다면

그들이 동막골에서 치른 전투는 이념이고 사상이고 떠나 오롯이 사람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죽을 줄 알면서도 선량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나아갔고 죽어서 그 마을을 지키는 나비로 다시 태어난다.

참, 스미스와 선생님의 대화에서 영어교육의 씁슬한  단면도 보게 된다. 그것을 웃음으로 승화시 명장면.

 

이 영화는 전쟁 영화 1위라고 하는데 전쟁영화 보단 휴머니즘 영화라고 하고 싶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행복의 조건도 생각하게 해 주고

6.25 전쟁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해 준다.

"낙동강은 흐르는가" 라는 임권택 감독의 전쟁 영화(전쟁영화인데 전체 관람가이다) 속 한 장면에 보면

주인공 17살 학도병이 인민군 전차 조종사에게 소리치며 묻는다.

도대체 왜 전쟁을 하느냐고, 같은 민족을 왜 죽이냐고, 당신은 어른이니까 알 꺼 아니냐고, 대답 좀 해 보

꽃다운 나이에 죽어간 많은 장병들,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휴전 상태인 우리. 

안타까운 현실이다.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되물림해 주고 싶진 않은데 통일이 언제 되려나.

 

"우리 이렇게 말고 다른 곳에서 다르게 만났더라면 참 재밌었을 텐데, 안 그래요?"

 표현철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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