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유달리 빨개 보인다.
햇빛에 반짝이는 동그란 방울토마토, 반짝반짝 닦아놓은 거울같이 매끈한 몸에 주위 풍경을 품고 있다.
처음 모종으로 우리집에 왔을 때 식구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부담을 느꼈는지, 아니면 볼 때마다 '언제 수확해서 먹을 수 있을까 '라는 방울토마토 입장에선 끔찍한 말을 계속 들어서 겁이 나서 그랬는지 잘 자라지 않았다. 다섯 모종 중 하나만 겨우 살고 그나마 줄기만 쭉 뻗어대서 뽑을까 말까 하고 있던 차에 반가운 몇 개가 열렸다.
'꼭 먹고 말겠어!'
열의에 찬 초심을 적당히 뭉기적 거리고 있는 주인의 무관심을 틈타 후다닥 씨를 뿌리고 갈 작정으로 나왔을까? 참다 참다 세상이 너무 궁금해서 나왔을까?
정말 귀엽다.
정말 새빨갛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다.
그래도 맛은 궁금하다.
따려고 내미는 내 손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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