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이렇게 다가오다

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

쇼스타코비치와 레닌그라드 전투

M.T.앤더슨, 돌베개

 

와우. 완독한 기쁨. 499..

혁명과 공포정치, 전쟁의 시대를 거치면서 쇼스타코비치의 삶은

정말 롤러코스터였다.그의 인생을 놀이기구에 비유하는 건 너무 그의 인생을 가볍게 느끼게하니 다른 비유가 좋겠다.

뭐가 좋을까? 좀 식상하긴하지만 파란만장하다 가 맞는 듯하다.

그의 고향 레닌그라드 처럼. 그의 고향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패트로그라드로, 레닌그린드로 바뀌고 지금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다시 불린다. 그의 삶도 그의 고향의 이름이 남들에 위해서 상황에 따라 바뀌었듯이 국가에 의해서, 살아남위해 몸부림치는 가련한 사람들에 의해서 버림받고 다시 추켜세워지고 다시 버림받기를 반복한다.

얼마나 조마조마한 생활을 했을까.

스탈린이 정권을 잡고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쇼스타코비치의 친구들, 이웃들..

아들이 아버지를 고발하고 이웃이 이웃을 고발하고 친구가 친구를 고발하고.. 웃으면 웃는다고 잡아가고 안웃으면 안웃는다고 잡아가고 어찌할바를 모르면 하루하루를 살아갔던 사람들.

사람목숨을 파리잡듯 잡았던 스탈린의 사람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괴물로 만들었을까?

스탈린,

언젠가 텔레비젼에서 스탈린의 죽음에 대해 본 적이 있다. 주변인들을 모두 믿지 못해 아무도 모르는 곳에 집을 지어놓고 자다가 뇌출혈인가 뭔가로 쓰러져서 앓다가 홀로 죽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잠껀 언급이 되어있다. 독일이 러시아를 침공했을 때에도 처음에는 집에 칩거하며 한 나라의 원수로서 무책임한 행동을 한다.

그런 스탈린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인간의 죽음에 대한 공포를 잘 이용했기 때문일까? 엄청난 사람들이 스탈린에 의해 죽어나갔다

 

이 책의 서두는 마이크로필름에 담긴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 번의 수송작전이 펼쳐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암호로 된 교향곡, 세상을 돌아돌아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네진다. 이제 얘기지만 서두를 읽고 첩보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는 걸 고백한다. 언제 사건이 터지나 기다리면서 신나게 읽어나갔었다.

조금만 더 읽다보면 첩보 소설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지은이의 자세한 묘사, 또는 옮긴이의 자연스런 번역. 사진듵 덕분에 책을 덥지않고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다.

세상에 없던 얘기가 아닌 있었던 이야기였기에 더욱 궁금하기도 했던 것 같다.

2차대전 당시 레닌그라드 사람들의 삶은 정말 끔찍했다. 사진에 보면 말 그대로 아사한 시체들이 즐비하다. 그 곳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사람들,

시체를 먹는 사람들, 사람을 사냥하는 사람들, 배가고파 실성해서 손자를 난로위에 올려놓는 할머니, 벽지를 바른 풀을 뜯어먹고 가죽벨트를 끓어먹고..

쇼스타코비치는 이런 상황에서도 교향곡을 작곡하고

레닌그라드에서는 굶주림에, 병마에 시달렀지만

그 교향곡의 연주를 위해 연주가들이 연습을 시작했다. 리허설 도중 몇몇 연주가들이 죽어갔지만 연주회를 성공리에 마친다.

읽으면 읽을수록 책 내용에 빠져든다.

내가 그 당시 쇼스타코비치와 동행한 느낌이 들정도로.

책을 다 읽고나서

그가 지은 교향곡들을 찾아들었다.

지은이가 그 교향곡들에 들어있는 의미들을 설명한대로 느껴보는 것은 어려웠지만

다시 한 번 일고 싶은 책이다.

'책.이렇게 다가오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한 정상 가족  (0) 2019.03.31
말한다는 것  (0) 2019.02.28
싫다면서 하고있어 하하하  (0) 2019.02.23
오늘은 5월 18 일  (0) 2019.02.14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0) 2019.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