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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도끼 - 게리 폴슨 지음, 김민석 옮김/사계절 |
손도끼, 게리 폴슨, 김민석 옮김, 사계
손도끼, 제목만 보면 끔찍한 생각이 난다.
그렇지만 이 책에 나오는 손도끼는 생존을 위한 손도끼이지 누구를 헤치기 위한 그런 손도끼는 아니다.
주인공 브라이언은 부모님이 이혼을 해 방학 때만 아빠에게 간다.
아빠를 만나기 위해 경비행기를 타고 가던 도중 조종사가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죽고 만다.
브라이언은 조종사가 죽기 직전 가볍게 알려준 조종 방법과 영화나 책에서 봤던 비행에 대한 짧은 파편들을 끌어모아 비행기를 조종해 간신히 호수에 불시착을 한다.
무인도에서의 생존이 시작된다.
생존을 위해 비행기와 함께 추락한 조종사의 시신이 잠겨있는 호수의 물을 마셔야 하고
모기와의 사투를 벌여햐 하며 혼자 있는 무서움과 싸워야 한다.
무인도에서 기본은 불을 만드는 것이다. 브라이언도 마찬가지로 불을 만들려 애쓴다.
물론 쉽게 되지 않는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 방법대로, 나무를 끊임없이 마찰시키고 마른 나뭇잎을 이용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식보다 화식을 좋아하고 털이 없고 강력한 무기하나 없는 나약한 인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두려운 존재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인간은 불을 만들어야 하나 보다.
다행히 비행 전에 엄마가 선물로 준 손도끼 덕분에 불도 피우고 나무를 잘라 은신처를 만드는 등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둘씩 만들어 간다.
손도끼가 없었다면 브라이언은 아마 죽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다, 돌도끼를 만들어서도 어떻게 든 생존했을 것이다.
자기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생각해 해결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고, 또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는 게 내가 아는 13세의 아이들보다 더 성숙하고 지혜롭다고 느꼈기때문이다.( 그래서 좀 현실과 맞지 않다는 생각도 들긴 했었다.)
자연과 가까워질수록 즉, 구조가 늦어질수록 브라이언은 자연과 같이 지내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나중에 켱비행기안에 있던 생존 가방을 찾아오지만
생존 가방안에 든 총, 라이터 등을 보았을 때 브리이언은 더이상 반갑지만은 않았다.
쉽게 불을 만들 수 있는 라이터, 동물을 잡을 수 있는 총,, 그토록 원하던 것이지만 그것들을 한쪽으로 치워놓는다.
뚜렷한 이유는 모르지만 브라이언은 그것들을 보고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비누로 머리를 감으면 근사할 거야' 라고 브라이언이 생존 가방안의 비누를 보며 생각하는 대목에서
나도 모르게 '제발 감지마. 지금까지도 잘 해왔잖아!'라고 생각한 나의 마음과 비슷할 것 같다.
자연과 더불어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과 인간의 욕구가 충돌해서 생각이 복잡했을 것 같다.
책을 보는 내내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가 생각났다.
그 영화를 봐서 그런지 브라이언이 하는 행동과 생각들이 이해가 잘 됐다.
척 놀랜드(톰 행크스)도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고
손도끼와 마찬가지로 주인공 이외의 다른 등장 인물도 없다.
물론 위대한 자연이 등장 인물이라면 할 수도 있지만. 아, 윌슨도(배구공)
척은 성인이고 브라이언은 열세 살 아이이지만 생존하면서 배워가는 과정은 비슷하다.
브라이언이 그럼 더 똑똑하다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척이 얼굴을 그려넣은 배구공에서 위안을 받았듯이
브라이언은 손도끼에 많은 것을 의지한다. 손도끼 덕분에 브라이언은 불도 만들 수 있었다.
나약한 인간이 발견한 최고의 발견 불을 선사해 준 손도끼는 언제나 브라이언과 함께 있고 모든 것을 함께 헤쳐나간다.
척 처럼 배구공과 대화는 하지 않았지만 조금만 더 이야기가 길어졌더라면 브라이언이 손도끼와 대화를 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브라이언은 구조가 되지만 숲 속에서의 생활을 잊지 않는다. 자기가 그 숲에서 접했던 것들을 찾아보고 알아간다.
또다시 겪고 싶지 않은 사고였지만 그로인해 자기가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자연과의 자유로운 생활을 그리워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아니,희망을 만들어 나간 브라이언은 무엇을 하든지 성공할 것 같다.
희망을 만들어가고 그 희망을 이루어지게 만드는 것 또한 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책 처음과 중간 중간 엄마의 외도 장면이 나오고 그것을 목격한 브라이언이 아빠에게 비밀로 할지말지를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결국에는 말하지 않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것을 쓴 작가의 의도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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